캐나다 워홀 +2달차, 사기를 당했다. 힘들다.

말 그대로 힘이 든다.

 

사기를 당해서 돈은 돈대로 잃었고,

일은 계속 구하고 있지만 인터뷰에조차 불러주지 않는다.

글이 뜸해진 건 이런 이유에서였다. 한국으로 돌아갈 돈조차 남지 않을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진 것이다. 현실적으로 앱테크가 진짜 일하는 만큼의 돈을 가져다주지는 않으니, 알바부터 구하고 다시 리뷰를 해보자고 생각했다. 유튜브라도 할걸 하는 생각은 아직 진행중이긴 하지만.

 

 

사기는 한인 커뮤니티에서 소개받은 사람에게 당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사실 지금 떠올리는 것도 조금 힘들다. 대충 인터넷에 <구매대행알바사기> 같은 검색어를 치면 예시를 포함해서 상세히 설명해주지 않을까 하며 생각을 멈춘다.

나는, 그냥... 모르겠다. 왜 당했는지도 모르겠고,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인데 왜 내가 넘어갔는지도 이해가 안 간다.

그러고 있으니 부모님께서 말씀하셨다. 일을 구하지 못 하고 있으니 마음에 구멍이 생겼고, 그걸 사기꾼들이 파고들어 내 마음과 재산을 갈취해간 것 같다고. 뼈아프지만 네가 앞으로 벌어들일 돈이 더 많으리라 여기고 로컬잡 구하기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뉴스 같은 거 많이 보고, 사기 수법을 포함해서 많은 정보를 얻으라는 말씀도 포함하셨다. 그리고... 그 돈은 그냥 잃어버린 셈치고 더 생각하지 말라신다. 아무래도 해외까지 나가 사기를 당했으니... 여기에서 죽어버리는 건 아닌가 많이 걱정하시는 것 같다.

 

하지만 직업 구하기는 아직도 문제다. 공부는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 입시할 때만큼 열심히 한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고등학생 시절 내 영어 등급은 2~3에서 머물렀다. 중학생 때에는 화상영어를 통해 영어로 듣고 말하며 친구와 게임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느려도 영어로 내 생각을 말할 줄 아는 정도는 된다고 여겼다. 친구와 함께 영어자막만 틀어둔 미드를 보며, 이전보다도 더, 꽤 많은 부분 귀가 트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 뭐해.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데...

 

어서 다시 자립하고 싶다.

어린 나이에 자립했다는 건 은근히 내 마음속에서 자부심이었던 것 같다. 미성년자인데 혼자 돈 벌면서 산대, 그러면서 대학교는 장학금 받아서 다닌대... 이런 거. 친구들이 대단하다고 해주었기에 조금 더 그랬을지도. 부모님께서 나이가 많아 어릴 적부터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았던 게, 세상이 넓어지니 아니라는 걸 깨닫고 자부심이 되어버리고 만 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혼자 벌어서 캐나다까지 왔으니, 자만심이 되었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경험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는 건가 보다. 사기 같은 걸 다 당하고... 이로서 캐나다에서도 혼자 살고 있다는 그 자부심은 완전히 박살났다. 일을 오래동안 구하지 못하니 더 그랬다. 열정은 있는데 능력은 부족하고, 능력도 부족하면서 외지인인 나를 쓰려고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은 나도 이해한다. 스타벅스 같은 곳들 온라인 지원할 때 사회적 약자 (소수자?) 체크하는 란이 있는데, 거기에 체크하고 나면 내가 정말 약자라는 것을 보게 되기도 하고.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는데 돌아가고 싶지도 않다. 겨우 두 달째다. 워킹홀리데이로 좋은 경험을 쌓고 영어 실력을 늘리는 건 내 인생에 있어서 첫 번째 도전이다. 이렇게 포기해 버리면 나중에 그 어떤 도전도 성공시키지 못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우울하지만 더 노력해야지.

 

블로그 글은 조만간 몇 개 올릴 거다. 가령 준비한 인터뷰 질문이라던가, 내가 받았던 질문이라던가, 몇 개 체험해본 앱테크 리뷰까지.

 

시간이 늦었으니 잘 거다. 이런 글 계속 써봤자 우울해지기만 할 것 같기도 하고.

안녕히 주무세요.

미래의 내가 이 글을 보며 이때 힘들었지~ 하고 회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